독립영화 궤도, 본편만큼이나 서정적인 예고편!
독립영화 궤도, 본편만큼이나 서정적인 예고편!
컷과 컷 사이, 교감의 호흡을 불어넣다.
김광호 감독은 중국에서 영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북경영화학원에서 촬영을 전공한 엘리트다. <궤도>의 촬영은22년간 연변TV방송국에서 촬영기사와 프로듀서로 활약한 감독의 이력 때문인지 특히 롱테이크 촬영방식과 그것을 대사 또는 음악 없이도 유연한 리듬으로 편집한 관록과 뚝심이 인상적이다. 연변TV방송국에서 만든 그의 전작 다큐멘터리 <금호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이미 배우 최금호와의 호흡이 거의 완벽한 감독은 금호의 시점샷이 영화의 반 이상인 <궤도>의 컷과 컷 사이, 씬과 씬 사이에 들숨과 날숨이 오가는 고요한 쉼호흡을 불어 넣었다. 이런 촬영과 편집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자는 것이 이번 예고편의 편집 방향이고, 내용적 컨셉은 두 팔이 없는 철수와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 향숙의 미묘한 감정의 교감이다.
침묵의 교감 속에 흐르는 유일한 노래 <반달>
세상과 동떨어진 채 홀로 살아가는 두 팔이 없는 철수의 유일한 취미는 발가락 기타연주. 곡은 늘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의 동요 <반달>이다. 영화 <궤도>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전편에 걸쳐 음악이 배제되었기에, 어쿠스틱한 기타연주인 <반달>이 유일무이한 음악이다. <반달>의 가사는 외로이 홀로 사는 철수의 삶의 방식을 은유 하듯, 처연하게 그의 내면을 보여준다. 예고편에도 역시 유일한 음악인 철수가 연주한 <반달>이 삽입되었다. 바라보기만 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철수와 향숙의 미묘한 침묵의 교감 끝에 철수는 발가락으로 사랑을 읊조리듯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라고 기타를 튕긴다. 그리고 마지막은 철수가 카메라 너머의 우리에게 눈빛으로 말을 건네며 깊은 울림을 남기며 끝을 맺으며, 본편만큼이나 침묵의 교감이 서정적으로 표현되었다는 중평을 받고 있다.
© 인디스토리 / 연변TV방송국 / 스튜디오 느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