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 사라져가는 근대 경성의 랜드마크 복원하다!
웰메이드 시대극 <모던보이>
사라져가는 근대경성의 랜드마크를 복원하다!
지난 27일 제작보고회를 성황리에 마치며 웰메이드 화제작으로서 충분한 면모를 갖췄음을 인정받은 <모던보이>. 특히, 현장에서 최초 공개된 ‘웰메이드 제작대장정’ 영상을 통해 한국영화 최대 규모의 블루 스크린 촬영, 1930년대 랜드마크인 경성역, 명동성당, 경성거리의 재현 과정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제작보고회를 본 이들 사이에선 최근 ‘서울시청 철거’와 같은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사라져가는 근대경성의 랜드마크를 복원한 <모던보이>의 제작과정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모던보이>의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은 제작보고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방대한 규모의 CG 사용에 주목한 기자들의 질문에 “서울의 공간에 대해 새삼 깨달은 것이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잘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느라, 과거의 것이 너무 남아있지 않더라. 카메라를 갖다 댈 수 있는 근대 공간이 너무 부족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CG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자료들을 많이 수집했는데 경성역 모습은 있지만 맞은편 이미지는 없었고, 명동성당, 숭례문의 경우는 주변 사진이 있어도 시기와 년도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져 정확하게 고증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하지만 1937년 경성의 면면을 최대한 사실감 있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1930년대 경성 재현 과정에 대한 어려움과 그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1930년대 경성을 표현하기 위한 <모던보이> 제작진의 노력은 실로 대단했다. <모던보이>에서 주인공 이해명(박해일)은 조선총독부에 근무하며, 경성의 모던을 즐기는 인물. 그가 사라진 애인 조난실(김혜수)을 쫓아 경성을 헤집고 다니며 겪는 예상치 못한 사건과 변화가 그려진다. 제작진은 이해명의 동선을 따라 보여지는 경성의 공간들이 진짜 같아야 ‘인물과 시대에 대한 공감’을 선사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우선 전국 방방곡곡 남아있는 30년대 건물들을 모조리 조사했다. 그렇게 찾아서 사용한 대표적 장소는 주인공 이해명(박해일)의 집으로 사용된 방갈로형 2층 주택. 1919년에 지어졌고, 대구에 현존하고 있는 장소이다. 이 밖에 1995년 철거된 조선총독부 건물은 합천 세트장에 일부를 짓고, 블루 스크린 촬영을 더해 완성했다. 경성역(지금의 서울역)의 경우, 경성역 앞 광장 크기를 능가하는 규모의 나대지에 블루스크린을 설치하고 촬영한 후, 경성역과 그 맞은 편을 CG로 만들어냈다. 이와 같은 철저한 고증과 재현 작업을 통해, 전차가 다니던 당시의 경성 번화가 거리, 명동의 한국은행 맞은편에 위치한 미스코시 백화점(신세계 백화점의 전신) 앞 거리, 언덕에 위치한 명동성당 등 1930년대 공간들이 건물의 실제 외관과 규모에 일치하는 모습으로 스크린에 담길 수 있었다. 당시에도 경성의 중요한 상징물이자 중심이었던 숭례문은 1930년대의 주변 모습까지 포함해 ‘100% 완벽재현’을 목표로 다듬어지고 있어 그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모던보이>는 6개월간의 촬영 기간 동안 서울, 횡성, 대구, 합천, 충주 등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로케이션을 감행했고, 이후 후반작업 기간 동안 공들인 CG작업을 진행함으로써 1930년대 근대 경성을 재현해내고 있다. 불과 70년 전이건만, 그 느낌조차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변화한 지금의 서울. 사라지다시피 한 근대 경성의 모습을 영화 <모던보이>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CJ엔터테인먼트 / KnJ엔터테인먼트 / 시네마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