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몽,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리 공통점은?

영화 비몽,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리 공통점은?



최근 개봉한 <영화는 영화다>, 김기덕 감독의 <비몽>,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를 소재로 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리>, 내년 초 개봉을 앞두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제)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바로 소지섭, 윤진서, 엄태웅, 고현정 등 캐스팅 0순위의 최고 배우들이 저예산 영화에 최소한의 개런티를 받고 참여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젠 하나의 트렌드처럼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이 작품성을 담보하는 거장 감독들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자신들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는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비몽>에 출연한 이나영, 오다기리 죠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노개런티로 참여한 고현정



세계 영화계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인 김기덕 감독의 열다섯번째 작품인 <비몽>은 이나영과 오다기리 죠가 캐스팅되면서 크랭크인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또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톱스타 고현정을 필두로 김태우, 정유미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모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할 때 영화의 감독과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추세다. 이나영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었으며, 감독님의 섬세하고 뚜렷한 연출력 때문에 신인배우가 된 심정으로 모든 것을 다시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렇게 최고의 스타들이 열악한 촬영현장과 거의 무료에 가까운 개런티로도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들은 모두, 이미 해외 영화제 등에 초청되어 검증된 거장 감독들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관과 배우관을 재확립하고 더욱 성숙된 연기 내공을 쌓을 수 있었다며 출연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가 먼저 인정한 장률 감독의 <이리>,
윤진서 엄태웅의 새로운 도전!



그 추세를 이어가듯 <올드보이>로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한 이래 <바람 피기 좋은 날>, <비스티 보이즈> 등 맡는 역할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하며 알차게 필모그래피를 채워 온 윤진서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4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인 엄태웅은 올해로 31주년이 되는 이리역 폭발사고의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리>를 선택했다.


두 배우 모두 장률 감독과 첫 만남의 순간부터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의지와 신념을 엿볼 수 있었다고 술회하며 그 자리에서 출연을 약속했다.


또한 지금까지 카메라 앞에서 캐릭터를 연기해냈던 것과 달리 배우의 개인적인 것을 비우고 영화 속 그 인물이 되어달라는 장률 감독 특유의 연기지도에 촬영 초반, 배우들은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윤진서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촬영장을 벗어나지 않았을 정도로 ‘이리’의 정서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윤진서, 엄태웅 주연 이리 극장개봉 2008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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