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우시절 엔딩크레딧, 안 보고 나가면 손해!
영화 호우시절 엔딩크레딧, 안 보고 나가면 손해!
<호우시절>을 제대로 느끼는 마지막 방법!
엔딩크레딧 후 흐르는 두보의 시,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다
아련한 행복감을 더욱 크게 해주는 숨은 이유!
영화 속 두보의 시 ‘춘야희우 (春夜喜雨)’
영화 <호우시절>은 10월 8일 개봉 후,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지난 사랑의 추억을 되짚어 보게 하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렇게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좋은 입소문을 내고 있는 이유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로맨스라는 점, 그리고 동하와 메이의 예쁜 데이트 장면들, 배경인 청두의 아름다운 풍광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다. 엔딩크레딧을 끝까지 본 관객들만이 누릴 수 있는 그 가슴 따뜻하고 아련한 느낌의 원인은 다름 아닌 영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보의 시다. 엔딩크레딧이 끝난 스크린 위를 흐르며 돌아가려고 일어선 관객들을 다시 한번 자리에 앉게 만드는 이 시는 영화 제목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대로 풀이하면 ‘좋은 비의 시절’ 이라는 뜻의 <호우시절>. 처음 들었을 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지만 뜻을 알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 제목은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보의 시 ‘춘야희우’의 첫 구절 ‘호우지시절’ (好雨知時節), ‘좋은 비는 내릴 때를 알고 내린다’ 에서 비롯되었다.
‘춘야희우’는 두보가 50세 무렵 청두에 두보초당을 세우고 머물 때 지은 작품. 영화 초반 메이가 관광객들을 가이드 하는 장면에서도 들을 수 있듯 당시 농사를 지으며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했던 두보가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의 희망을 시어에 담아 비 내리는 봄밤의 정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명시로 손꼽힌다. 또한 정치에 대한 울분과 민중에 대한 애정을 노래한 시를 많이 썼던 사회파 시인 두보의 작품들 중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유학 시절 사랑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헤어졌으나 세월이 흐른 후 우연히 만나 진짜 사랑하게 되는 동하와 메이. 영화는 사랑을 경험해 본 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때로는 사랑의 방해꾼, 또 때로는 큐피드 역할을 하는 ‘타이밍’에 관해 이야기한다. 봄밤에 내려 새싹을 돋게 하는 좋은 비처럼, 예전에는 사랑인 줄 모르고 지나쳤으나 시간이 지난 지금,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두 사람에게는 서로가 때를 알고 찾아온 연인이며, 이 사랑은 두 번 다시 놓치고 싶지 않은, 놓쳐서는 안 될 운명 같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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