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인도 김민선,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KBS 낭독의 발견 출연!

김민선, 10/29(수) KBS 2TV <낭독의 발견> 출연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방청객을 울리다

영화 <미인도>에서 아름다운 욕망을 그린 천재화가 신윤복을 맡은 김민선이 KBS 2TV <낭독의 발견>에 출연한다. <미인도>의 주연 ‘신윤복’을 맡기까지, 그리고 배역을 소화해 내기까지 배우로서의 열정을 끝없이 쏟아내는 김민선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배우이다. 혼자 책을 읽고, 사진을 찍는 것을 즐기고, 이제는 <미인도>를 통해 배운 동양화를 그리는 것까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배우 김민선이 <낭독의 발견>을 통해 자신의 혼자만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풀어냈다.

카메라 밖, 일상으로 돌아오는 법을 알려준, ‘책’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김민선이 말하는 사진에 대한 가장 큰 장점은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지나치는 평범한 하늘도, 땅바닥의 돌 조각 하나도 카메라 앵글 속에서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 배운 것. 한편으로 그녀가 책을 통해 얻은 위안 중 가장 크게 꼽는 것은 ‘일상으로 돌아오는 법’이다. 연기자에게 중요한 순간은, 카메라 앞에서보다 카메라 밖이 중요하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법정 스님의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 “두 다리를 일상에 단단히 뿌리 내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이라는 표현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연기자가 다양한 배역에 몰입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른 배역에 다시 도전하기까지의 시간이 자기 자신과의 노력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방청객을 울리다

데뷔 이래 방송을 통해, 영화를 통해 꾸준한 활동을 계속 해 온 김민선에게 생애 처음 닥친 가장 큰 시련은 어머니를 잃은 것이었다. 그 슬픔 속에서 집에 틀어박혀 있길 한동안, 실어증에 가까운 증세까지 보였던 김민선이 세상과 다시 소통하기 위해 집어 든 것은 책이었다. 그렇게 책으로 위안받고 애써 밝아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머니를 떠나 보낸 아픔은 쉽사리 아물지 않았다. 그 시절 김민선의 심정이 방송에서 일기를 통해 공개되었다. 어머니를 그리며 편지처럼 적어 놓았던 일기를 읽어 내려간 김민선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눈물이 배어있었고, 방청객은 모두 눈시울을 적실 수 밖에 없었던 것.

어머니에게 쓴 편지
(글/낭독_김민선)

엄마

오늘 둘째언니가 누구 생일도 아닌데 미역국 끓여줬다
그래서......맛있게 먹다가..문득 김치와 함께 엄마 생각이 났어
엄마...잘 지내시죠?.....잘 지내야지....우리 엄만데...^^

엄마..있잖아.......
김치가 맛이 없어....창피하게시리....우리 김치 사다먹는다~
다 사다먹어.....배추김치, 총각김치, 물김치, 겉절이까지..모두다..

엄마.....생각나?
엄마 김치 만드시다가 막내가 장난쳐서 채칼에 엄지 손 반이나 베였었잖아
뼈가 보이려는데도 대충 지혈만 시키곤 끝까지 김장 김치 담으셨잖아...그게 다 뭐라고.........

그때...그 억척같던 엄마모습에...나 몸서리 쳤었는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내 가슴 속 깊이 각인되버렸나봐
그래서 문득문득 이렇게 감정이 복받치나봐...

보고싶다 엄마야...
내가 이렇게 엄말 사랑했는지
이제야 깨달어
엄마 딸이라는 걸.....하루에도 나 수십번 느껴..
이런 모습은 닮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나...그러고 있다 엄마~
엄마가 너무 그리워...

사무치게 보고싶단 말이
이럴때 쓰는 건가봐

우리 그런 날도 있었다
엄마 가시고 난 뒤...냉장고에 남은 엄마 손 맛 김치들.....
아까워서 못먹고..아끼고.....또 아끼고.....
그러다 곰팡이가 펴서...그래도 버릴 수가 없어서...두고두고...또 두고..........

이럴 줄 알았다면...
이런거였는 줄 알았다면......
있을때 잘 좀 할껄 그랬어...그치 엄마...
있을때........ 잘 좀 할껄........

죄송해요.....그리고 사랑해 엄마.....

막내 딸 민선이가.